도요타 조작 파문…日제조업 '코로나급 한파'

입력 2024-02-01 18:19   수정 2024-02-08 17:38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 도요타자동차의 품질 부정 사태가 코로나19에 버금가는 충격을 일본 제조업에 주고 있다. 새해 첫날 발생한 강진 영향까지 겹치며 1월 일본의 제조업 생산 활동이 코로나19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위축된 것으로 추산됐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월 제조공업생산예측지수가 101.7을 나타냈다고 1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추정치(108.4)에 비해 6.7포인트 낮아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부진에 빠졌던 2020년 8월(100.0)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제조공업생산예측지수는 경제산업성이 주요 기업의 생산 계획을 종합해 향후 경제활동을 예상하는 지표다.
○日 제조업 ‘도요타 쇼크’
계열사들의 품질검사 결과 조작 여파로 도요타가 대규모 생산 중단을 결정하며 일본 제조업의 생산 활동을 크게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작년 말 도요타의 경차 전문 자회사인 다이하쓰공업은 충돌시험과 연비시험 등 품질 인증 취득 과정에서 다수의 부정행위가 발견됐다며 국내외 64개 전 차종의 출고를 중단했다.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1월 생산예측지수는 다이하쓰의 대규모 가동 중단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이하쓰는 지난해 전 세계 공장에서 170만여 대의 차량을 생산했는데 절반가량을 일본에서 제조했다. 내각부에 따르면 일본의 승용차 생산에서 다이하쓰가 차지하는 비중은 11.4%에 달한다. 다이하쓰의 생산 중단으로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기계공업의 생산예측지수가 10.6포인트 떨어지면서 전체 지수를 2포인트 끌어내렸다.

경제산업성은 2월에는 지수가 1월보다 2.2포인트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도요타의 또 다른 자회사에서 품질 부정 사태가 빚어져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29일 도요타는 자회사인 도요타자동직기에서 생산한 가솔린과 디젤 엔진 3종에서 배기가스 시험 부정 사례가 확인됐다며 10개 차종의 출고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도요타자동차그룹의 생산 중단이 장기화하면 자동차 부품업체 등 제조업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된다. 정부의 경제구조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동차와 관련 부품 산업이 일본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한다. 이날 일본 지역방송 CBC TV에 따르면 도요타는 아이치현 요시하라 공장 등 4개 공장의 6개 라인 가동 중단을 오는 5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올해 GDP 0.4%P 끌어내릴 것”
전문가들은 도요타 품질 부정 사태가 미칠 충격에 대해 우려했다. 사카이 사이스케 미즈호리서치&테크놀로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도요타의 감산이 올해 국내총생산(GDP)을 0.4%포인트 끌어내릴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1일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강진까지 겹쳐 제조업 경기는 더욱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많다. 경제산업성은 “피해 지역의 생산 감소분을 다른 지역이 만회하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복구가 장기화하고 있어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산업성은 1월 광공업생산지수가 94.8로 전달보다 10.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 충격이 한창이던 2020년 6월(89.4) 후 가장 낮은 수치다. 광공업생산지수는 제조업의 실제 생산 활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회복세를 타던 일본 경제가 복병을 만났다”고 진단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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